최근 독일 정치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신호등 연정'의 붕괴입니다. 신호등 연정은 사회민주당(SPD, 빨강), 자유민주당(FDP, 노랑), 녹색당(Green, 초록) 3당이 연합하여 정부를 구성한 형태로, 2021년부터 이어져 온 연정입니다. 이 연정은 독일 정치의 안정성을 상징했으나, 2023년 7일에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FDP 소속의 재무, 법무, 교육 장관 3명을 해임하면서 무너졌습니다.
연정의 붕괴는 무엇보다도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FDP의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을 해임하길 원했지만, FDP는 연정에 남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FDP가 연정에서 이탈하면서 SPD와 녹색당은 324석으로 소수 정부를 운영하게 되었고, 이는 독일 연방의회 전체 의석 733석 중 절반도 안 되는 수치입니다. 숄츠 총리는 신임투표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으며, 만약 부결된다면 내년 3월에 총선이 치러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은 독일 경제에 즉각적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정의 붕괴와 극우 및 극좌 정당의 급증이 독일 경제에 심각한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에 0.1% 감소한 데 이어 2023년에도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독일 경제가 두 해 연속 역성장을 겪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산업 부문에서도 부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설업을 제외한 산업 생산은 2017년 정점을 찍은 이후 16% 감소했으며, FT는 지난 20분기 중 12분기 동안 기업 투자가 감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높은 에너지 비용, 법인세, 인건비, 그리고 과도한 관료주의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현재 소득의 11%를 저축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소비자 저축 비중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출을 줄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복귀할 경우, 독일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예고한 대로 미국이 유럽연합(EU)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독일 경제 성장률은 최대 1.5% 위축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독일 경제뿐만 아니라 EU 전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독일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EU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독일이 EU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만큼, 내부 분열이 대미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