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국에서도 간호사의 업무가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독일에도 그런 비슷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과는 다른 차이가 있기도 해서 그런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카테터(유치도뇨)
여성 환자의 경우 그리 어렵지 않고 통증을 크게 호소하지도 않지만, 남성 환자의 경우는 통증을 수반하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리고 실제 잘못될 경우 요도에 출혈이 생기기도 하고요. 저희 요양원에서는 그래서 남성 환자들은 비교기과 전문의 선생님이 왕진시 교체를 해 주십니다. 방광조루술, 요로전환술을 하신 환자들은 저희가 교체를 할 수 없기에 이 환자들 교체시에 같이 해 주시는데요. 매번 오시면서, 일반 남성 환자들의 카테터 교체를 왜 내가 하느냐 하는 한숨과 함께, 응급시에는 여러분이 직접 하셔야 한다고 매번 이야기를 하시지요. 한국에서도 이런 병원이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흔하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2. IM / IV 주사
병원에서는 인턴과 의사 또는 채혈관련 추가교육을 한 간호사만 정맥주사를 놓거나 채혈을 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간호사분들은 IV주사 및 채혈시 환자의 혈관이 보이지 않아 애를 많이 먹는 경우가 있으시다는 걸 들었습니다. 독일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경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양원의 경우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요양원에서는 주로 인슐린 주사, 헤파린 주사, 비타민 주사 정도만 놓기 때문에 특정 질병으로 인한 치료로 IM / IV주사를 놓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럴 경우 대부분 왕진 오신 주치의 선생님이나 동반한 간호사들이 처치하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때문에 요양원 간호사들이 조금 무시를 받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3. 항암제 등 특정 약물 투여
처방된 약물 중 항암제는 담당 주치의나 추가교육을 수료한 간호사만 투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요양원에서는 그런 약물이 실제 오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중증 환자가 거주하지도 않지요. 어찌보면 편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일부 간호사 분들은 직업적 발전이 없는거 같아 안타깝다고도 합니다. 독일도 간호사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일부 지역의 병원과 요양원들이 문을 닫기도 하는 상황이어서 PA간호사 업무 영역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4. 산부인과 조산사, 소아과
독일은 얼마전까지 소아간호사, 노인간호사, 일반간호사 세 영역으로 각각의 간호사 교육 및 면허를 발급했습니다. 그 중 소아간호사는 모집공고에서 해당 면허를 소지한 사람이나 해당 병동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많이 봤습니다. 세 부분에 대한 영역은 통합이 된지 얼마 안되어 조금 혼란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헤바메라고 불리는 조산사는 별도의 학위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간호사 면허 후 학사학위 과정을 거쳐야 조산사로 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급여표 상으로도 일반 간호사들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됩니다.
5. 상처전문 간호사
한국에도 방문간호사가 있기는 합니다만, 독일은 다양한 형태의 전문 방문간호사가 있습니다. 저희 요양원에서는 싶은 상처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외부 전문 간호사들이 오셔서 상처를 진단하고 적절한 드레싱 방법 및 재료 등을 의사의 협진을 통해 처방해 주십니다. 대부분 상처전문 외부교육을 이수하고 경험을 쌓은 후 개업을 한다고 합니다. 개인사업자와 비슷한 경우라 수익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만족도는 높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교육비가 비싸서 병원에서 간호사로 있을 때 병원이 교육비를 부담하고 2년여간 회사를 옮기지 않겠다는 계약을 하기도 합니다.
6. ICU 간호사
독일은 ICU 간호사 추가자격을 별도로 취득해야 일 할 수 있습니다. 면허에 마취 관련 교육도 같이 포함이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부분 2년간 업무를 병행한 추가교육을 해야 합니다. 병원이 아닌 일부 요양기관에서 기관절개관을 한 만성 환자들을 관리하기도 하는데 이런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병원의 ICU 에서 근무할 때는 해당 자격이 반드시 요구되고, 급여도 조산사와 같이 보수표상 높은 등급에 해당됩니다.
다음에도 다른 재미있는 내용을 가져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