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테마는 학교 수업시간에도 꾸준히 언급되는 테마 중의 하나입니다. 의료보험은 우리나라처럼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제도이긴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공보험에 가입하고,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도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개인도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한국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일정 금액 이상의 고소득자들은 공보험에서 사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사보험은 공보험과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대부분 의료비를 선 지출하고 사후 공제를 받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장부분이나 금액 같은 경우도 보험사의 상품 선택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요. 막상 보면 안정적인 공보험을 두고 왜 사보험을 선택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의사들이 사보험 환자를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만약 어디에 아파서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거나 혹은 종합병원에 입원을 해야 한다고 가정해 봅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소위 명의라고 불리는 선생님들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특진비를 일부 지불하기도 하고 대기기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지만 어렵지 않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틀립니다. 일부 병원, 의사들은 공보험 환자를 아예 받지 않습니다. 설사 받더라도 진료날짜를 한참 후순위로 잡아줍니다.
예전 어학원 다닐 때 선생님이 말해준 이야기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어학원 선생님들은 프리랜서 스타일로 고용되어 있기 때문에 사보험에 든 선생님들도 더러 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하루는 너무 아파서 전문의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으려고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역시나, 예약 날짜는 한참 후를 이야기 하더랍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혹시나 해서, 저 사보험 가입자라고 이야기 하니, 태도 급변하셔서, 오늘 언제 오실 수 있으세요? 하고 말하더랍니다. 어이가 없죠.
사보험의 이점이 이거입니다. 정말 중요한 상황의 경우 진료 우선권이 생긴다는 거지요. 공보험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진료를 받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하고, 심지어 기다리다 낫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보험 가입자들은 일종의 급행 티켓을 가지고 있는거지요.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사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가가 궁금합니다. 외국인, 프리랜서 등 회사와 직접 고용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그리고 고소득자입니다. 일정 연봉 이상 수령자들은 공보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공보험에서 지불해야 하는 금액보다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의료진에게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는거지요. 독일이 우수한 사회보장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부자들을 위한 혜택 역시도 잘 되어있는 나라입니다. 이들이 공보험 의료체계에서 이탈하면 당연히 공보험 재정운영이 상대적으로 힘들어지는 거지요. 그래서 독일 사람들도 공보험 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사람을 공보험에 의무가입 시켜야 한다고 생각들을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