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어르신들이 비싼 비용을 어떻게 지불하면서 생활을 하는가에 대해 궁금하실 겁니다. 물론 대부분은 이 가격을 전부 지불하시지만, 형편이 어려운 분들은 국가에서 이 비용을 지불해 주기도 합니다. 일부 어르신들은 자비 부담 없이 살고 계신 분들도 있거든요. 우리나라의 차상위계층 복지혜택과 비슷하다고 보여집니다.
자녀가 없으신 분들은 자신의 생전 재산을 처분해서 요양원 비용으로 쓰시는 분들도 있으십니다. 이 경우 입소 전에 이런 재산 정리를 법원을 통해 다 하고 오시는 경우가 많지요. 연고자가 없으시니 들어오시기 전에 장의사까지 사전 계약까지 마치고 오시지요. 그런 절차를 밟을 때의 기분이 어떨지... 많은 생각이 들거 같습니다. 스스로 삶의 종착점을 준비해 나가는 단계...
하지만 대부분은 연로하신 부모님을 집에 모시기 어려워 자녀분들이 비용을 지불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처음에 제가 일하는 요양원에 들어오셨다가 가격이 부담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사립 요양원으로 옮기는 경우도 제법 있다는 거죠. 제가 일하는 요양원은 요양원 안에 성당이 있어서 목사님, 신부님이 오셔서 예배, 미사를 집전하십니다. 신앙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환경이지요. 하지만 요양원에서 얼마나 계실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비용을 계속 지불해 나가는게 자녀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짐을 정리하면서 흐느끼면서 가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얼마 전 동료들과 이 요양원 비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과연 나이가 들어 요양원에 들어올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마전 돌아가신 어르신은 처음에 안좋으신 상황에서 들어오셨지만, 차차 괜찮아지셔서 6년간 지내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의외로 이런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이 기간 자녀들이 이를 감내해 나가면서 지불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큽니다. 결국은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아니면 요양원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사람일이 그렇게 쉽게 되나요. 참 어렵습니다.
한 다큐에서는 이런 부담 때문에 원정 요양을 가는 경우를 취재했다고 합니다. 가까이는 폴란드, 멀리는 태국으로 요양 이민을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낯선 환경이지만 가성비 좋은 요양을 선택하시는 경우이지요. 한국이든 독일이든 어르신들의 삶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미래도 그럴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