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편에 이어서...
그렇게 해서 3주간의 병가 끝에 발목이 다 나아서 다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병원을 갈 일이 없도록 몸 관리를 잘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조심하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병원 갈일은 생각보다 종종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양원에서 일하다 보니 손목이나 어깨 통증으로 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종종 생깁니다. 가끔은 허리도 좀 안좋을 때도 있고요.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상태로 더 일했다간 더 안좋은 상황을 맞이할 거 같았거든요.
예전처럼 큰 병치레를 해야 병가를 끊어줄라나 걱정을 하면서 선생님을 만났는데요. 역시나 잘 안되는 독일어로 열심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젊지도, 나이 들지도 않은 친구가 손목이나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선생님도 병인을 찾으려고 이거저거 물어보셨습니다. 최근에 뭐 힘든 일이 있었냐, 하는일이 뭐냐 등 물으셨는데, 저는 요양원에서 일하다가 가끔 안좋아진다고 말씀드렸죠. 선생님은 그 말 들으시고 OK. 쉬세요. 병가 끊어드릴게요. 얼마나 쉬어야 할거 같아요? 하고 물어보시는겁니다.
갑자기 질문을 받으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이걸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의사선생님이 정하셔야 하는거 아니냐고 말씀드렸는데, 선생님이 일주일이면 너무 짧은가? 고민을 하시는 겁니다. 하지만 당시 요양원 근무표가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 오래 병가를 내면 여러 사람 힘들어질거 같아서 우선 3일만 끊어주실 수 없는가 하고 여쭤봤습니다. 선생님은 조금 고민하시더니 그럼 3일간 차도를 보고, 여전히 안좋으면 다시 와서 연장해야 한다고 3일을 우선 끊어주셨습니다.
덕분에 3일 잘 쉬고 통증이 좀 가셔서 일할 때 무리가 없었습니다. 일하면서 종종 병가 이야기를 하면, 보통 일반의 선생님들은 요양원,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조무사, 요양보호사들에게는 병가를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과부 마음 홀아비가 안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동종업계에서 계시니 상황을 잘 아십니다. 이후에는 병원 가는 일이나 병가 쓰는 일에 대해 조금 덜 걱정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내 몸이 우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