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의 의사 커리어를 꿈꾸는 많은 분들께 영감을 줄 만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필리핀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을 거쳐 뉴욕에서 레지던시 매칭에 성공한 최사랑님의 사례입니다. 이 글에서는 최사랑님의 여정을 따라가며, 비전통적인 경로를 통해 미국 의사가 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겪었던 도전, 그리고 성공 요인을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최사랑님의 초기 배경과 커리어 탐색
최사랑님은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필리핀으로 이민하여 마닐라 외곽의 국제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연간 학비가 15,000 달러 이상 소요되는 곳이었다고 하니, 상당한 교육 환경에서 성장하셨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후 미국 보스턴 컬리지에 진학하여 심리학을 전공하셨습니다. 보스턴 컬리지는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있는 학교입니다.
대학교 졸업 후에는 OPT 비자를 활용하여 미국 현지 병원에서 심리학 관련 연구원으로 약 1년간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으셨습니다. 비록 이 경험이 영주권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미국 의료 시스템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을 것입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비인가 국제학교나 영어 학원에서 교사로 일하시며 다양한 경험을 이어가셨습니다.
필리핀 의대 진학 및 졸업
2015년, 최사랑님은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고 다시 필리핀으로 향했습니다. 한국의 서강대학교와 비견될 만한 예수회 카톨릭 재단의 의과대학에 진학하신 것입니다. 4년간의 의과대학 과정을 마치고 2020년에 졸업하셨지만, 필리핀은 자국민이 아니면 현지 의대 졸업자라도 의사로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이는 해외에서 의학 공부를 하는 많은 유학생들이 직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장벽 중 하나입니다.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 도전
필리핀에서의 의사 활동이 어렵게 되자, 최사랑님은 미국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에 도전했습니다. USMLE는 미국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시험으로, 여러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사랑님은 2021년에 USMLE 1차 시험을, 2022년에 2차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하셨습니다.
USMLE 시험은 의학 지식뿐만 아니라 임상 추론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필리핀 의대 졸업생들이 USMLE에서 높은 합격률을 보인다는 통계도 있다고 하니, 필리핀 의대의 교육 수준이 미국 시스템과 잘 연계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레지던시 매칭의 좌절 (2023년)
USMLE 시험을 통과한 후, 다음 단계는 미국 병원의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매칭되는 것입니다. 최사랑님은 원래 2022년에 매칭을 시도할 계획이었으나, 스스로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2023년으로 미루셨습니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하고 2023년 레지던시 매칭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큰 좌절감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탈락의 원인으로는 몇 가지 요소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지원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있었습니다. 플로리다 지역 병원 등에서 연구원 제안이나 매칭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있는 뉴욕 인근 지역을 고집하셨다고 합니다. 뉴욕은 한국 교민 커뮤니티나 상권이 잘 발달해 있어 생활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쟁이 치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영어 구사 능력의 미묘한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한국인 기준으로는 훌륭한 영어 실력이었지만, 고급 표현이나 억양 등에서 아주 미세한 부족함이 있었을 가능성이 언급되었습니다. 셋째, 신분 문제가 있었습니다. 외국인이 미국에서 레지던트로 일하려면 J-1 또는 H-1B 비자가 필요한데, 병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행정 절차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 2024년 재도전
2023년 매칭 실패 후, 최사랑님은 포기하지 않고 2024년 도전을 위해 다시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뉴욕의 여러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티칭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경험을 쌓고, 인터뷰 전문가를 찾아가 별도의 훈련을 받으며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셨습니다. 특히 인터뷰 훈련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증언하며, 훈련받은 답변 방식과 표현력을 활용했을 때 병원 측의 반응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2024년 매칭에서는 결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티칭 어시스턴트로 일하던 중 현재의 남편분을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 미국 비자 신분 문제가 해결된 것입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비자 문제 해결이 큰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이는 매칭 성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침내 이룬 성공: 뉴욕 레지던시 매칭
철저한 준비와 신분 문제 해결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결합되어, 최사랑님은 마침내 2024년 미국 레지던시 매칭에 성공하셨습니다. 뉴욕시 내 병원의 내과 전공의 자격을 얻게 되셨으며, 이번 7월부터 수련을 시작하신다고 합니다. 여러 차례의 도전과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 결과입니다.
해외 의사 커리어를 꿈꾸는 분들께
최사랑님의 사례는 한국 의과대학 졸업생뿐만 아니라 해외 의과대학 졸업생들에게도 큰 용기를 줍니다. 필리핀, 중남미, 동유럽 등 비전통적인 경로의 의대 출신들도 충분한 준비와 노력을 통해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의사로 활동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시리아 의대 출신 난민이 미국 성형외과 레지던시 매칭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 하니, 출신 배경보다는 개인의 역량과 준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의료계의 현실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는 의대 졸업생 및 전공의분들이 계시다면, 지레짐작으로 겁먹고 포기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필요한 준비를 시작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내과, 소아과, 치과뿐만 아니라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인기 있는 분야도 충분히 도전 가능합니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끈기 있는 도전이 있다면, 해외에서의 의사 커리어라는 목표를 반드시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최사랑님의 필리핀 의대 졸업 후 미국 레지던시 매칭 성공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줍니다. 비록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적절한 준비, 그리고 기회를 통해 꿈을 이루셨습니다. 이 사례가 해외 의사라는 꿈을 꾸는 모든 분들께 긍정적인 동기 부여가 되기를 바랍니다.